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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작

스트레이트 뉴스(STRAIGHT NEWS, 2000)


스트레이트 뉴스(STRAIGHT NEW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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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작 : NTV
■ 방 영 : 2000.10.11-2000.12.13 [10부작]
■ 출 연 : 미카미 히로시, 하라다 토모요, 오오츠카 네네
■ 각 본 : 반 카즈히코
■ 연 출 : 사토 토야
■ 노 래 : 오프닝 : DON'T LOOK BACK (by globe)
              엔딩 : 너에게 KISS (by 히토미(hitomi)
■ 공식 홈페이지 :





'Straigh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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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드라마는 뉴스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뉴스의 역할과 목적 그리고 보도맨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파헤쳐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재와 주제 면에 있어서 <미녀 혹은 야수>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진정한 보도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주인공 스스로가 보도의 십자가형을 마지막 관문으로 통과해가는
과정 역시 유사하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몇년 더 앞선 작품이니만큼, <미녀 혹은 야수>가 <스트레이트 뉴스>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지 않았나 싶다. 단지, 이 작품이 좀 더 선이 굵고, 진중한 느낌이 더 강한 것 같다.

TV 뉴스는 신문이나 라디오와 달리 영상을 통한 전달이니만큼, 시각성이 더 중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왜곡되거나 확대될 여지가 크다. 또한 그만큼 자극성이라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보도란, 진실을 신중하게 전달해야 한다.


주인공 야지마는 보도맨으로서의 자세에 있어서 그 누구도 못따를만큼 엄격하고 철저하다.
그는 누구보다도 '뉴스'의 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람을 구할 수도 있지만, 간혹 전쟁으로까지 극대화 될 수도 있는 '영상'의 무지막지한 위력을 항상 잊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강인한 신념은 점차 스트레이트 뉴스 제작팀 전체로 퍼져나간다.


극의 전체적인 흐름은 야지마의 굳은 신념의 확대이다.
6년만에 일본으로 돌아온 야지마는 자신이 맡은 스트레이트 뉴스제작팀의 분위기를 단번에 휘어잡아버린다.
기존의 물렁물렁했던 보도팀의 자세를 비판하며 자신이 쌓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굳건한 보도관을 뿌리내려 간다.
야지마의 신념의 확대는 특히 시라이시를 통해 단적으로 드러난다.


단순히 미녀 캐스터에 불과했던 시라이시는 야지마에 의해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야지마는 그녀를 기자로서 다시 단련시키기 시작한다.

뉴스 전달자로서의 단조로운 역할뿐이 몰랐던 그녀는, 현장을 직접 발로 뛰게 되면서 뉴스의 본질적인 의미를 몸소 체험해 나간다.
그녀는 보도맨으로서 가다듬어야 할 자세를 자각하고 정신적 성장을 거쳐, 진정한 보도맨으로 거듭난다.

감상주의도 용납되지 않으며 적당주의도 용서되지 않는다. 반드시 갖춰야 할 점은 신중함과 책임감. 사실의 나열에 그쳐서도 안되고, 어설픈 추측이나 추리여서도 안된다.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왜곡하지도 말고, 확대해석의 여지를 한치도 남기지 않은 채.
이 모든 것을 위해서라면 사회의 불필요한 규칙 따위는 무시해도 상관없다고 야지마의 굳은 신념은 말한다.
과정보다는 진실의 전달이라는 목적에 충실해야만 하니깐.

시라이시를 각성, 발전시키고 스트레이트 뉴스팀 전체를 책임감 넘치는 보도팀으로 성숙시킨 야지마.
그러나 그 자신에게도 마지막 관문은 필요했다. 스스로가 당사자가 되어야만 하는, 진정한 보도맨으로 완성되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가야만 하는 십자가 형.이제, 그가 일깨워주고 인도해주던 그의 제자들이 그를 독려하고 한단계 더 성장시켜준다.
그들은 이제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가 아닌, 서로 협력하고 채찍질 해주는 진정한 동료의 관계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드라마가 유독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건, 우리의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은 언론의 공정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언론인의 올바른 자세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고 있다.


언론이 진실해야 하는 이유는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서다.국민들을 대신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만 하는 언론이,
아직까지도 권력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곤 한다.막중한 권력을 지닌 자들의 감시자 노릇을 해야만 하는 언론이 실상은 이들의 권력 남용의 악습을 눈감아주며, 오히려 부추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이 작품 속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듯, 보도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태도 역시 각성해야만 한다.
언론의 목적이 심판, 제재를 가하기 위함이 아니라 진실을 통해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듯, 시청자들 역시 그러한 언론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비판하며 독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보도맨들은 단 한순간도 자신들의 임무를 망각하지 않을 수 있다.

다소 작위적인 설정이 눈에 띄긴 했으나, 작품의 주제를 진지하게 파고들기 위한 설정이었기에
그다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미카미 히로시의 연기력은 얼마 전 감상한 <공범자>에서도 이미 감탄한 바 있었지만, 이 작품에서의 강렬한 표정 연기는 역시 두말할 나위 없다.

보통, 일본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을 보면 코믹 연기가 아닌 이상 미세한 근육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쓰는 표정 연기보다는 주로 눈빛에 치중한 연기 스타일이 많은 듯 싶다.
하지만, 미카미 히로시는 강렬한 눈빛 뿐 아니라 얼굴의 미세한 근육 하나하나까지 인물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게 할 정도로 표정 연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과장됨 없이 펼치는 능숙하고 세심한 그의 연기력이 여기서 다루는 주제의 심각성과 잘 어우러져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이렇게 언론이 갖추어야 할 자세를 심도 있게 드라마화 한 작품이 하루빨리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