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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작

[SP] 경관의 피(警官の血, 2009)



■ 제 작 : TV아사히
■ 방 영 : 2009. 02. 07~08 (토일) 밤 9시
■ 출 연 : 에구치 요스케(江口洋介), 요시오카 히데타카(吉岡秀隆)
              이토 히데아키(伊藤英明), 시이나 깃페이(椎名桔平)
              기무라 요시노(木村佳乃), 칸지야 시호리(貫地谷しほり)

■ 각 본 : 츠루하시 야스오
■ 원 작 : 사사키 죠(佐々木讓)
■ 주제곡 :
■ 공식 홈페이지 : http://www.tv-asahi.co.jp/keikan/stor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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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아사히가 개국 50주년을 기념해 사사키 죠(佐々木讓) 작가의 경찰 대하 소설 <경관의 피(警官の血)>를 특집극으로 제작했다. 3대에 걸쳐 경찰관이 된 세 남자의 인생과 쇼와(昭和) 시대에 일어난 2건의 미해결사건을 엮어 전후 시대부터 현대까지를 그린 원작은 [소설신초(小說新潮)]를 통해 2006년 6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연재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 2007년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 제138회 나오키상 후보, 200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올랐다.

이 장중한 대하 소설을 드라마화하는 데 있어서 배우 에구치 요스케(江口洋介), 요시오카 히데타카(吉岡秀隆), 이토 히데아키(伊藤英明)라는 최고의 남자 배우 3명을 부자(父子) 3대의 경찰관으로 캐스팅한 데 이어 세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는 경시청 엘리트 공안 형사에 시이나 깃페이(椎名桔平)를 지명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의 아내로 기무라 요시노(木村佳乃), 칸지야 시호리(貫地谷しほり), 구리야마 치아키(栗山千明)라는 최고의 여배우들을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사토 고이치(佐藤浩市), 다카하시 가츠노리(高橋克典), 테라지마 시노부(寺島しのぶ) 등 주연급 스타들을 포함해 총 150명의 배우들을 출연시키고 수 억 엔의 제작비를 투자해 3개월에 걸친 전국 종단 로케를 통해 5시간에 달하는 초대작 경찰 드라마를 완성했다.


"제1야(第一夜), 너는 몰라!"

제2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도쿄(東京). 안조 세이지(安城淸二, 에구치 요스케)는 아내 타즈(多津, 기무라 요시노)의 임신을 계기로 경찰관이 되기로 결심한다. 레이티 섬에서 기적적으로 살아서 돌아온 육군 소위 출신 하야세 유조(早瀨勇三, 시이나 깃페이) 등과 혹독한 훈련을 받고 경찰관이 된 세이지. 그러던 어느 날, 세이지는 묘한 매력을 지닌 남창(男娼) 미도리(ミドリ, 와카바 류야)를 알게 된다. 세이지는 곧 천진난만한 미도리와 친해지는데 아내가 아들 타미오(民雄)를 낳자마자 미도리가 타살체로 발견된다. 경찰의 끄나풀이었기 때문에 살해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결국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만다.

몇 년 후, 이번에는 타가와(田川)라는 청년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여성 같은 요염한 매력을 가진 타가와의 사체를 보며 세이지는 과거 미도리를 떠올렸다. 혹시 동일범이 아닐까 생각한 세이지는 혼자 타가와 살인범을 찾기 시작한다. 타가와가 살고 있던 아파트 주민 키미(キミ, 야스다 미요코)의 증언으로 타가와의 주변에 형사의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도리 역시 형사의 끄나풀이었다는 소문이 있었던 것을 떠올린 세이지는 공안으로 있는 하야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차갑게 거절당한다.

얼마 후 동기인 구보타(窪田, 고모토 마사히로)를 쏜 흉악범을 역시 동기인 가토리(香取, 마스오카 토오루)와 체포해 공을 올린 세이지는 아내가 원하는대로 안전한 파출소 근무를 지원한다. 텐오지(天王寺) 5층탑 주변에 있는 파출소에서 일하며 주변 사람들의 신임을 얻게 된 세이지. 그러나 어느 날 밤, 5층탑에 화재가 일어나고 만다. 아내와 아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고 자신도 화재 진화에 애를 쓰고 있는데 키미가 다급한 표정으로 달려 왔다. "저기, 그 녀석이 있어!" 타가와의 주변을 어슬렁거렸던 형사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본 세이지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것은 경찰학교 동기인 하야세였던 것이다!

추궁하는 세이지에게 레이티 섬에서의 비참한 체험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고 고백하는 하야세. 세이지는 그런 하야세를 안고 위로하는데 마음을 놓는 순간 오히려 하야세에게 목이 졸리고 만다. "너는 몰라. 내가 뭘 봤는지…." 다음 날 아침, 실려 온 남편의 시신을 보고 통곡하는 타즈. 장남인 타미오는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호루라기를 있는 힘껏 분다. 그 애절한 장송곡에 타즈도, 가토리도, 구보타도, 그리고 하야세마저도 할 말을 잃고 만다.


하야세 등 아버지 세이지의 동료들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한 타미오(民雄, 요시오카 히데타카)는 아버지처럼 되겠다며 경찰학교에 입학한다. 하지만 때는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타미오는 경찰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홋카이도대학에 입학해 경찰의 스파이로 활동하게 된다. 적군파의 혁명운동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목적에 대학에 온 타미오였지만 어느새 친해진 친구들과 동료들을 배반해야 하는 상황이 괴롭기만 하다. 남몰래 좋아했던 구미코(久美子, 오노 마치코)가 적군파 훈련 캠프에 참여하려는 남자친구 미야노(宮野, 다나카 케이)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은 타미오는 그를 말리려 하지만 결국 실패, 그는 열렬한 투사가 되고, 정작 타미오는 학생인지 경찰인지 구분이 안 되는 모호한 정체성에 정신적인 병을 얻고 만다.

계속 자신을 지켜봐온 하야세의 노력으로 그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게 된 타미오는 요양시설에서 자신을 정성껏 돌봐준 간호사 준코(順子, 간지야 시호리)와 결혼해 카즈야(和也)와 나오코(奈緖子)라는 두 아이를 얻는다. 그러나 타미오의 정신은 여전히 온전하지 않았다. 항상 공안의 감시를 받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 끝에 술에 절어 지내며 결국 준코에게 폭력까지 휘두르게 된 것이다. 얻어맞는 어머니를 직접 보면서 자란 카즈야는 점차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키운다.

그러던 어느 날, 타미오는 아버지 세이지의 개도로 새 삶을 찾은 남자와 만난다. 자기 역시 그런 아버지 같은 경찰관이 되고 싶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타미오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텐오지파출소에 부임하며 오랜만에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 "나, 이렇게 행복해져도 될까…." 남편의 말에 인내해 온 지난 날을 돌아보며 한숨 돌리는 준코. 세이지 일가의 사진을 찍어줬던 사진관의 2대째 주인 나카다(永田, 다카하시 가츠노리)를 비롯해 마을 주민들과 정을 나누며 정착하기 시작한 타미오 일가. 그러던 어느 날, 온다(恩田, 오쿠다 에이지)의 신고로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체포하러 출동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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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야(第一夜), 제2야(第二夜), 이건 벌이야!"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체포하지만 남편은 풀려나자마자 다시 아내를 때리기 시작한다. 이를 보다 못한 온다는 그 남편을 다다미를 엮는 대바늘로 찔러 죽이고 마는데 온다를 체포하러 간 타미오는 살인 흉기인 대바늘을 유실물로 처리해버린다. 그런 타미오의 마음에 감복한 마을 사람들은 눈물을 삼킨다. 그러던 어느 날, 나가타는 타미오에게 뜻밖의 필름을 보여준다. 나가타의 아버지가 찍은 사진은 5층 탑 화재 사건이 일어났던 날 밤의 모습이었다. 열심히 화재 진압에 나서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런데 아버지의 시선 끝에는 하야세가 있었다. '우리 아버지를 죽인 게 하야세 아저씨란 말인가!'

타미오는 하야세에게 사진을 들이밀며 추궁한다. 하지만 하야세는 "내가 아니다!"라며 딱 잘라 부정하고 오히려 학창시절 타미오가 몰래 좋아했던 구미코가 타미오의 아이를 낳았고 4살이 된 아들과 함께 자살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에 또 다시 마음의 병이 도진 타미오. 바로 그 때 4살짜리 아들을 인질로 농성 중인 남자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타미오는 모두의 제지를 뿌리치고 남자에게 다가갔다가 결국 칼에 찔려 숨을 거두고 만다. "이건 벌이야…." 타미오가 아들 카즈야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성장한 카즈야(和也, 이토 히데아키)도 경찰관이 됐다. 훈련을 통해 알게 된 소방청의 응급구조사 유카(由香, 구리야마 치아키)와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중에 폭력조직을 담당하는 민완 형사 카가야(加賀谷, 사토 고이치)의 부하로 들어가 그와 조직폭력단과의 유착 관계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러나 신선하면서도 거친 카가야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카즈야는 점차 임무도 잊은 채 그의 카리스마에 빠지고 만다. 그것은 유카도 마찬가지였다. 카즈야와 사귀면서 한편으로는 카가야와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카즈야는 큰 충격을 받지만 그 덕분에 카가야와 조직폭력단 사이의 유착 관계를 밝혀내는 데 성공한다. 검거되는 카가야. 그런데 그는 이런 말을 남긴다. "남의 죄를 단죄하기 전에 할아버지의 죄를 단죄하는 게 어때?" "이건 벌이야."라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린 카즈야는 할아버지 세이지, 아버지 타미오의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가타로부터 문제의 필름을 보게 된 카즈야는 할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하야세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건은 이미 시효를 맞았고 장본인인 하야세도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노인일 뿐이었다. 이제와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카즈야는 일단 눈앞의 사건에 매달리기로 했다. 불법약물을 밀매하는 조직과 신용금고의 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조직의 돈 관리를 맡은 요시카와(吉川)의 애인이자 호스테스인 기미에(君江, 테라지마 시노부)에게 접근한 카즈야. 점차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 기미에. 결국 카즈야는 자신이 경찰이라는 것을 밝히고 자신을 위해 요시카와의 휴대폰을 훔쳐 달라고 부탁한다. 나는 그저 이용당하는 것일 뿐이야.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기미에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결국 요시카와를 체포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불법적인 수사라는 이유로 경무부의 눈밖에 난 카즈야는 옷을 벗거나 좌천될 위기에 몰린다.

결국 카즈야는 여든이 다 된 하야세를 찾아가 할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실을 자백 받는다. "나를 살인자로 만든 게 누구냐! 나는 한 번도 그 녀석들에게 사죄를 말을 듣지 못했어!" 레이티 섬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버리지 못해 끝내 살인자가 됐던 하야세도 시대의 희생자였던 것이다. 결국 하야세의 증언으로 사건을 덮는 데 성공한 카즈야는 기미에와 함께 나가타의 사진관에 들러 가족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아버지에서 자신에게로 이어진 호루라기가 쥐어져 있었다. 카즈야는 있는 힘껏 그 호루라기를 분다. 그 소리는 저 멀리 과거에 닿을 듯 맑고 청아하게 퍼져 나갔다.


 



등장인물